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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듣기는 왜 어려운 것일까요?

첫째는 그 문화권에서 각 상황에 사용되는 단어나 문장이 숙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황을 인식하고 '유추'에 의해 어느정도 파악이 가능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는 경우가 초급일 땐 많습니다
이는 기존 문법공부와 단어숙지등을 통하여 극복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공부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두번째부터인데요 바로 '모국어와 음운(音韻)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음(소리)은 발음의 가장 기초적인 요소입니다
아마도 이 부분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하시지만 대부분 분들이 외국어의 발음을 익히실 때
그 외국어의 발음을 '있는 그대로의 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시고 모국어를 기반으로 '재해석한 음'를 인식한 후 대충 넘어갑니다...
물론 '있는 그대로의 음'을 처음부터 익히는 건 쉬운일은 아닙니다만
익히신다면 내 자신이 발음을 할 때에도 영향이 와서 더 좋은 외국어발음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 일본어로 예를 들어본다면...
마시는 차(茶)가 있습니다, 이것을 천천히 발음하는 것을 알파벳을 사용해 표현해 보자면
한국 사람들은 'cha'라고 단 번에 발음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chi-ya'라고 'chi'에 강세를 주고 'ya'에 약세를 주면서 나눠서 발음합니다
お'ちゃ' 가나(仮名)로도 그렇게 표현하고 있지만...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편의상 재해석해서 한국어식 '차'로 발음합니다...

이 차이를 인식하고 기존 모국어를 기반으로 재해석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소리에 집중하시면 더 잘 들리실 겁니다


- 운(리듬)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대부분 분들이 너무나도 쉽게 지나치시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노래와 가사는 왜 잘 외워질까요? 그 뜻과 함께 감정이 실린 리듬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일반 대화에서도 그대로 통용이 되어서
외국어에서 '상대방의 대략적인 의도와 감정'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각 리듬을 인식해야 합니다
...만 이 부분도 일본어의 경우엔 한국어에 기댄채 '이건 이거겠지~'하고 넘어가다가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초중급분들은 '외국어로 책을 읽어주는 컨텐츠'를 찾아가 듣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절대 단어 연습이나 문법ㆍ문장의 구조의 파악연습이 주요 포인트가 아닌, 
'리듬을 통한 말하는 이의 대략적인 의도와 감정 잡아내기' 연습입니다
자 그렇다면 거꾸로, 어떤 리듬이 들렸다면 그와 관련된 대략적인 의미와 감정을 알 수 있게 되겠지요?
드라마나 대화듣기등도 좋지만 드라마는 너무 빠르게 상황이 진행돼서 파악이 힘들고
교재에 있는 대화듣기는 뭔가 국어책읽기가 심해 제대로된 감정전달이 잘 안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에 반해 책 읽어주는 컨텐츠는 감정을 천천히 조율하면서 각각의 리듬을 들을 수 있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 추가로 일본어로 예를 들면...
’そうなの?’(그런거야?)의 특정 리듬이 있습니다
이 표현이 필요한 시점에 말하는 사람이 이것을 입을 다문채로 위의 특정리듬을 살려서 발성한다면 
듣는 사람은 과연 'そうなの'를 알아듣지 못할까요?

듣기 연습을 하실 때에는 상황과 리듬에만 집중해서 들으시는 것도 잘 듣는 방법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심화과정에 들어가면...
외국인이나 외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이가 무의식적으로 편의주의의 전달 효율화를 사용하여 
단어나 문장안 발음의 '탈락'과 '변화' 또는 '뭉개짐'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어에 익숙치 않은 듣는이가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는 '문자' 발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문법을 틀리게 사용하는 경우도 다분하기에 이 부분이 더 어려운 것입니다

이 부분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몇가지 예시만 들자면...

- 한국어로 '안녕하세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회화식으로 발음하면 '안녕아세요' 나 '안녀하세요' 가 됩니다
이런 법칙이 일본어도 적용됩니다

행복이란 뜻의 'しあわせ'의 경우
회화식으로 조금 빠르게 발음하다 보면 'しはあせ' 나 'しはわせ' 또는 'しああせ'가 됩니다
이렇게 발음은 하지만 모두 위의 'しあわせ'로 인식합니다

발음의 '변화' 와 '뭉개짐' 의  예 중 하나로 
최소한 한국어 ㆍ일본어ㆍ영어에서 확실히 자주, 많이 일어나는 연음으로 인한 변화입니다


- 기초 일본어의 대표 표현인 'すみません'을 회화식으로 발음하다 보면
すいません/ すっません/ すません/ しゃせん 
...으로 이 역시 편의에 의해 음탈락, 음변화, 뭉개짐이 발생하지만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しゃせん은 일단 제외합니다;;;)

- ~해두다란 의미의 'しておく' 를 회화식으로 발음하다 보면 'しとく'가 되고
비슷한 것으로 'よっていく' 는 'い'가 탈락 된 'よってく'로 발음 됩니다
이 또한 편의에 의해 사용되는 발음들입니다


이렇게 편의에 의해 사용되는 발음들은 정말 다양하지만 그 안에도 어느정도 패턴이 존재하고
그 패턴을 알고 익히게 되면 말하기도 쉬워지고 듣기 또한 더 수월해 집니다
그러나 회화체에서 쓰이는 것들이 친근하고 재밌어 보이지만
너무 이쪽으로 치우치게 찾아서 듣고 익히는 것은 지양하시길 바랍니다
일단 문어체(일본어식 국어읽기)를 어느정도 익힌 후에 회화체로 나아가야 함이 가장 안정된 길이고
추후 역순으로 문법등의 이치를 따져나갈 시에 혼란을 겪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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